- 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
- 장르 : 드라마
- 감독 : 이재규
- 개봉 : 2018.10.31.
가까울수록 가장 멀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죽마고우 태수(유해진), 석호(조진웅), 준모(이서진), 영배(윤경호)가 모이기로 한 날입니다. 영배를 제외한 세 사람의 아내와 함께 석호의 집들이로 모인 것입니다. 서로의 근황 토크가 오가며 대화를 나누다 이야기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집주인 석호와 예진은 바로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집에 갈 때까지 오는 전화, 문자, 이메일까지 모두 공개하자며 게임을 제안합니다. 굳이 그런 게임을 왜 하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뭐 떳떳하지 못한 것 있느냐고 농담을 던지며 이 어리석은 게임은 시작됩니다. 유쾌하게 흘러갈 줄 알았던 게임은 오래가지 못하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분위기는 가라앉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40년 지기 친구들이기에 서로에게 비밀이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가족 간에도 비밀은 있는 것입니다. 태수는 영배를 몰래 불러냅니다. 자신이 연락하고 지내는 10살 연상녀에게 연락이 올까 봐 싱글인 영배에게 핸드폰을 바꿔달라 제안합니다. 영배는 어쩔 수 없이 태수와 게임하는 동안 핸드폰을 바꿔줍니다. 그런데 이 일로 영배가 동성애자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40년 친구의 비밀을 처음으로 알게 된 태수는 큰 충격에 빠지지만 비밀로 안고 갑니다. 영배 또한 친구에게 이런 사실을 그동안 털어놓지 못해 얼마나 괴로웠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게임 끝무렵 영배가 왜 그동안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영배의 남자 친구의 연락으로 수현은 눈물을 흘리며 대성통곡과 그동안 태수에게 쌓였던 감정을 사람들 앞에서 말합니다. 분위기를 바꿔보려 다들 테라스로 나가지만 이미 침체된 분위기입니다. 이후에도 서로를 비난하며 무시하는 헐뜯는 대화들이 오고 갑니다. 준모는 다른 여자와 불륜으로 그 내연녀가 임신을 한 비밀, 석호는 정신과 의사인 자신의 아내 예진(김지수)이 아닌 다른 의사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예진은 준모와 불륜관계였던 것입니다. 수현(염정아)은 예진의 험담을 자신의 지인에게 자주 했나 봅니다. 지인과의 통화로 고스란히 예진은 당사자 앞에서 직접 듣게 됩니다. 앞에선 축하했지만 예진 부부를 질투했었나 봅니다. 여기서는 누구든 떳떳한 사람이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서로를 비난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가족 간에도 서로 적당히 알아야 그 관계가 잘 유지된다고 하는데 유쾌할 줄 알았던 이 게임은 파국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세경까지 준모의 불륜을 알게 되어 영화는 극으로 치닫고 맙니다. 서로의 위한 간격이 필요해 보입니다.
리뷰: 누구를 위한 비밀인가
영화는 서로의 모든 비밀을 알게 되며 싸우며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과 서로의 비밀을 모른 채 집들이가 잘 마무리되는 결말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집들이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차 속, 준모에게 계속 내연녀의 전화가 오고 세경(송하윤)은 밤늦은 시간에 왜 계속 전화하는 것인지 묻습니다. 회사일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며 둘러대는 준모, 세경은 준모를 믿습니다. 그렇게 해피엔딩(?)처럼 영화가 끝이 나는데, 영화가 끝이 나고 찝찝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로 인해 관객들 중 연인과 헤어졌다거나 이혼했다거나 친구들끼리 사이도 달라졌다 하는 후문이 있습니다. 이 영화 속 사람들처럼 우리가 우리 주변인들과 게임을 했을 때 과연 떳떳한 사람이 있을까 합니다. 우리도 모두 똑같은 인간이기에 더한 일들도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결코 나와 가까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적당한 간격이 오히려 우리의 관계를 지켜나갈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때 저는 사람 관계에 대해 많이 힘들어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특히나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온 친구들과의 거리에 대해 잘 해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다툼도 생기고 대화로 몸소 느낀 인간관계에 대해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개인의 삶에 대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솔직하게 담아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 같습니다. 인간은 서로의 위한 간격이 필요합니다.
댓글